이동력이 전혀 없거나 있어도 매우 약해서 수중에 부유하며 생활하는 생물군집. 부유생물이라고도 한다. 이름은 그리스어로 ＜방랑당하는 자＞를 뜻하는 planktos에서 유래하며 1887년 독일의 V. 헨젠에 의해 처음으로 쓰이게 되었다. 수중생물을 생활방법에 따라 나눈 구분의 하나이며, 이 밖에 자유롭게 헤엄쳐 다닐 수 있는 넥톤(유영생물), 물밑이나 바위 등에 부착·잠입하거나 기어다니는 벤토스(저서생물), 다른 생물에 기생하는 기생생물이 있다. 플랑크톤 이외의 생물군도 그 대부분은 번식의 한 시기를 플랑크톤으로 지내는데, 이것을 유생플랑크톤이라고 한다. 이에 비해 생애를 플랑크톤으로서 지내는 것을 종생 플랑크톤이라 한다.
1 분류
분류학적으로 식물성 플랑크톤과 동물성 플랑크톤으로 크게 나뉜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체내에 엽록소 등의 색소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에 의해 독립영양을 영위하고, 동물성 플랑크톤은 다른 생물이나 그 파편을 포식(捕食)하여 종속영양을 한다. 계통적으로는 어란(魚卵)과 치어(稚魚)에서 원생동물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동식물군이 포함되는데, 그 중에서도 식물에서는 규조류·남조류·녹조류·편모조류, 동물에서는 요각류(橈脚類;갑각류)·모악류(毛顎類;화살벌레 등) 등이 종생플랑크톤으로서 번영하고 있다. 크기는 수μm에서 수㎜인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 가운데 해파리류와 같이 1m를 넘는 것도 있으며, 크기에 따라 거대·대형·소형·미소·극미소 플랑크톤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전자현미경이 보급됨에 따라 미소한 플랑크톤의 분류가 추진되어 결정된 종류수는 더욱 증가되고 있다.
2 부유 적응
플랑크톤의 형태적 특징은 수중에서 위치를 보존하기 위한 적응이 두드러진 것이다. 즉 일반적으로 극히 소형으로 상대적인 표면적이 클 뿐 아니라 섬모·편모·자모(刺毛)·돌기 등이 발달하여 물의 저항을 크게 하고 있다. 유생플랑크톤은 어미와 전혀 다른 형태를 보이며 부유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그러나 플랑크톤은 죽으면 분해되거나 작은 덩어리가 되어 조용히 해저로 침잠하는데, 이런 현상을 머린스노(marine snow)라 한다. 눈이 내려앉는 것과 비슷하다 하여 붙인 이름으로 해설(海雪)이라고도 한다.
3 분포
플랑크톤은 모든 수역에 산다. 서식하는 곳에 따라 해양플랑크톤·기수(氣水)플랑크톤·담수플랑크톤, 또 해양 중에서도 연안·앞바다·외양(外洋)플랑크톤, 담수에서는 호소·하천 플랑크톤 등의 용어가 쓰인다. 또한 표층·중층·심층·난수성(暖水性)·냉수성 플랑크톤으로도 구분한다. 플랑크톤은 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으므로 그 종류가 언제 어디서 증식하는가를 앎으로써 수괴의 이동과 혼합, 흐름의 변화 등을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이때문에 해양관측에서는 플랑크톤 채집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연안이나 담수에서는 플랑크톤의 종류와 양의 변화에 의해 물의 오염이나 적조의 발생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조사에서 흔히 사용하는 종을 지표종이라 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햇빛이 유효하게 도달하는 표층(유광층)에 분포하며 외양에서도 200m보다 깊은 곳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동물성 플랑크톤은 심해까지 분포하며, 두드러진 특징으로 낮에는 중층에, 밤에는 표층에 일주기(日周期)의 수직이동을 하는 것이 많이 알려지고 있다. 갑각류의 요각류, 크릴류 등에는 수백m에 이르는 수직이동을 집단으로 행하는 것이 있고, 음향측탐기나 어군탐지기에 기록된 것을 의저층(擬底層)이라고 한다. 플랑크톤의 분포를 결정하는 것은 수온·염분·밝기·수심 및 물의 흐름 등의 물리적 조건 외에 영양염류, 먹이의 양, 포식자의 양 등이 있고,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르다. 육수와 연안, 표층 등 환경의 변화가 많은 곳에서 서식하는 것은 내성(耐性)의 범위가 넓고 앞바다나 심층의 것은 내성의 범위가 좁다. 양적으로는 육수가 유입하는 연안역과 수괴(水塊)의 경계, 냉수역 등 물의 용승(湧昇)이 일어나기 쉬운 곳에 많으며, 외양이나 열대에서는 적다. 이것의 주요 원인은 식물플랑크톤의 증식에 필요한 인·질소·규소 등의 영양염류의 양때문이며 어장형성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플랑크톤도 다른 생물군과 마찬가지로 한대에서는 종류수가 적으나 개체수가 많으며, 열대에서는 종류수가 많으나 양이 적다.
4 계절 변화
온대에서는 봄과 가을 2번, 한대에서는 초여름에 1번 식물성 플랑크톤의 큰 증식기를 볼 수 있다. 겨울에는 햇빛 부족, 저온, 심한 대류혼합때문에 식물성 플랑크톤의 증식이 억제되지만, 이것때문에 무광층(無光層)에서 유광층으로 영양염류 보급이 이루어지고 봄에 햇빛의 증가, 대류의 정지와 함께 큰 증식이 일어난다. |
